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솔직히 말하면 나도 젊을 때 많이 차였다.
왜 차였는지 이해 못 한 채로 끝난 연애도 있었고,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이상했던 적도 있었다. 나중에 돌아보면서 아 그래서 그랬구나 싶었던 것들이 꽤 있다.
지금 20대, 30대 초반이라면 아직 이걸 모를 수 있다. 모르는 게 당연하다. 경험이 쌓여야 보이는 것들이니까. 그래서 조금 먼저 살아본 입장에서 몇 가지 얘기해보려 한다.
틀릴 수도 있다. 그냥 한 사람의 경험이다. 근데 젊었을 때 누군가 이걸 얘기해줬으면 좋았겠다 싶었던 것들이다.
급하면 진다
연애 초반에 가장 흔한 실수가 이거다.
자주 보고 싶고, 빨리 약속 잡고 싶고, 연락이 조금만 늦어도 불안해진다. 그 마음 자체는 이상한 게 아니다. 좋아하면 당연히 그렇다.
문제는 그 감정을 그대로 상대방에게 쏟아내는 것이다.
약속 잡다가 거절당하면 서운한 티를 낸다. 바쁘다는데 다른 날은 어떠냐고 계속 물어본다. 연락이 느리면 왜 이제 봤냐고 한다. 이게 반복되면 상대방은 이 사람과 약속을 잡는 게 피곤해진다.
젊을 때는 이걸 상대방 탓으로 돌리기 쉽다. 저 사람이 바쁜 척하는 거 아닐까, 나를 별로 안 좋아하는 건가. 그런데 사실은 내가 만든 부담감 때문인 경우가 많다.
약속을 두세 번 잡으려 했는데 계속 거절만 하고 별다른 대안이 없다면 솔직히 지금은 마음이 없는 거다. 그건 그냥 받아들이는 게 낫다. 억지로 잡으려 할수록 이미지만 나빠진다.
여유 있는 사람이 매력 있다. 이게 이론이 아니라 진짜다.
다 맞춰주는 게 배려가 아니다
착한 남자가 되려고 모든 걸 상대방에게 맞추는 경우가 있다.
음식도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로, 영화도 상대방이 보고 싶은 걸로, 데이트 장소도 상대방이 가고 싶은 곳으로. 처음엔 배려처럼 보이지만 이게 쌓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.
내가 매운 걸 못 먹는데 상대방이 좋아한다고 3단계를 시키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는다. 상대방이 고마워할까? 처음엔 미안해한다. 그런데 이게 반복되면 이상하게 짜증이 생긴다. 내가 선택하지 않은 불편함을 내 앞에서 감수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한테 묘하게 미안하고 불편해진다. 그게 쌓이면 같이 있는 게 피곤해진다.
진짜 배려는 내 의견도 있으면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다. 나는 이게 좋은데 넌 어때? 이렇게 물을 수 있어야 한다. 내 취향을 완전히 없애버리면 상대방도 기댈 데가 없어진다.
연애는 공주님 모시는 게 아니다. 두 사람이 같이 만들어가는 거다.
기분이 안 좋아 보일 때 계속 물어보지 마라
여자친구나 좋아하는 사람이 갑자기 말수가 줄었다. 연락이 짧아졌다. 표정이 좀 어둡다.
이럴 때 뭐가 문제야, 화났어, 나 때문이야 하고 계속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.
그 마음은 이해한다. 불안하니까, 해결하고 싶으니까. 그런데 누군가 기분이 안 좋을 때 옆에서 계속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오히려 그 사람한테 짜증이 난다.
개인적인 일일 수도 있고, 가족 문제일 수도 있고, 그냥 컨디션이 안 좋을 수도 있다. 그걸 바로 해결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.
그냥 옆에 있어줘라. 달달한 거 하나 더 시킨다든지, 다른 주제로 가볍게 얘기를 이어간다든지. 두어 시간 지나면 대부분 풀린다. 그때 아까 뭔가 안 좋아 보이던데 괜찮아 하고 자연스럽게 물어보면 된다.
급하게 해결하려다가 오히려 상황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. 기다리는 것도 능력이다.
관리를 안 하면 마음이 천천히 식는다
사랑하면 외모가 변해도 마음이 안 변한다는 말 있다.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.
처음 좋아했던 모습이 있었을 거다. 그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면 감정이 천천히 식는다. 갑자기 확 바뀌는 게 아니라 아주 서서히.
문제는 상대방이 이걸 잘 말해주지 않는다는 거다. 살 빼라는 말, 스타일 바꾸라는 말을 직접 하기가 어려우니까 눈치를 준다. 그 눈치를 못 알아채거나 귀찮아서 넘기면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뜸해진다.
사귄 이후에도 스스로를 관리하는 게 상대방을 존중하는 방식이기도 하다.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없어지면 관계도 흐릿해진다.
운동을 갑자기 시작하라는 게 아니다. 지금 내 모습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때가 많다.
말이 많으면 신비감이 사라진다
좋아하는 사람에게 모든 걸 공유하고 싶은 마음, 이해한다.
오늘 뭐 먹었는지, 어디 갔는지, 무슨 생각을 했는지. 1분 단위로 카톡을 보내고 싶은 충동. 근데 이게 상대방 입장에서는 조금 피곤할 수 있다.
처음엔 상대방이 잘 받아준다. 근데 시간이 지나면 답장이 짧아지고 늦어진다. 그걸 보고 내가 뭔가 잘못했나 싶어서 더 많이 보내면 악순환이다.
조금 부족하게 주는 게 낫다. 다 보여주지 않아야 궁금해진다. 만났을 때 할 말이 남아 있어야 대화가 재밌다. 카톡으로 다 소비하면 만나도 새로운 게 없다.
뭔가를 더 보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그냥 참아보자. 그게 오히려 더 낫다.
마치며
연애가 잘 안 풀릴 때 세상 탓, 상대방 탓을 하게 된다. 나도 그랬다.
근데 돌아보면 내가 바뀌어야 했던 경우가 더 많았다. 급했고, 너무 맞춰줬고, 빨리 해결하려 했고, 관리를 안 했고, 말이 많았다.
이걸 20대에 알았다면 덜 후회했을 것 같다. 그래서 써봤다.
연애는 결국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. 잘 안 되는 이유가 보이기 시작하면 그게 이미 성장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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